명장 위상 높여 기술인의 롤모델 만들기 위해 최선
명장 위상 높여 기술인의 롤모델 만들기 위해 최선
  • 이상필 기자
  • 승인 2013.11.28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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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들에게 기술 배우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 심어줘

젊은 세대들이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21세기에 기술을 통해 성공의 길을 활짝 연 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시계수리 분야 명장(名匠)인 대한민국 명장회 최창묵 회장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 회장은 1975년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시계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최 회장은 매우 어려운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굶주림에 허덕였다. 고픈 배를 달래며 시계수리점 안을 바라보며 난로 옆에 앉아 시계를 고치고 있던 시계점 사장이 부러웠던 그는 커서 멋진 기술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이듬해 다니던 중학교를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와 시계수리 기술을 배우기 시작, 43년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

최 회장은 “서울 남창동에 있는 한미시계학원에 찾아가 학원비가 없어 허드렛일을 하는 조건으로 기술을 배웠다. 수업 도우미를 하다 보니 남들은 하루에 한 강의 듣는 수업을 여섯 강의씩 듣게 돼 기술을 빨리 배울 수 있었다”면서 “강의시간에 배우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취침 시간에 혼자 빠져 나와 밤새 연습하며 기술을 연마한 결과 전국기능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서울 명동 미도파백화점, 명품시계 유통업체 등 시계 분야 톱클래스 직장에서 일하다 1993년엔 서울 압구정동에 직접 시계점을 오픈했으며 이후 사업을 확장해 삼성동 코엑스 공항터미널에 시계점도 오픈하여 15년째 운영하며 명품시계집으로 유명하다.

최 회장은 “요즘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 어려운데 청년들이 죽기 살기로 노력하면서 간절히 원하면 분명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결국 이뤄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기술을 배우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해야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으며 젊은 세대들에게 기술을 배우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면서 “기술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기술만 있으면 실업자가 되고 싶어도 될 수 없다. 청년들이 무턱대고 대학만 가려고 하지 말고 선취업 후진학 같은 좋은 제도를 활용해서 자신의 진로를 올바르게 결정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570명 되는 명장들의 기를 살리고 청년들이 이들을 롤모델로 삼아 기술·기능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장관명의 명장 증서와 패가 2013. 9. 대통령명의로 격상되어 신명명장들에 수상하였으며 내년부터 운영될 예정인 명장대학원과 명장아카데미가 그의 노력의 결과다.

최 회장은 “선진국은 실업계·이공계 학생들이 70∼80%에 이른다. 우리는 인문계에 편중돼 있어 대학을 졸업하고 놀고 있는 고급인력들이 너무나 많다”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기술인을 우대하는 풍토로 바뀌어야 하는데 아이들이 기술을 배운다고 하면 부모가 말린다. 기술을 배워서 성공할 수 있다는 롤모델이 그래서 필요하다. 대한민국명장이 그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살릴 수 있는 게 숙련기술이다. 첨단산업은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접근하기 어렵지만 숙련기술은 중소기업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이다. 기술인들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그 열매를 다시 기술인들이 누리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 9월 7일 각 분야 명장 70명이 모여 경북고령에서 농기계수리, 대문도색, 용접, 미용, 이용, 칼수리, 보일러수리 등 하계봉사활동을 펼쳤다.

울산공업고등학교, 안산공업고등학교, 수원공업고등학교, 부평공업고등학교, 특성화고등학교, 폴리텍 대학교 등에 대한민국 명장회 명칭과 마크가 들어간 벽시계 50~60개씩을 기부해 각 교실마다 걸어주고 있다. 이는 공부하다 힘들 때 명장회 시계를 보면서 명장의 꿈을 갖고 용기를 내서 열심히 하라는 뜻이다. 3년째 매월 20여 학교 외 1000개 이상 전달하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전달 할 계획이다.

그는 “명장이 됐다고 뭘 더 바라는 것은 없다. 공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사회봉사와 공헌활동을 하고 명장 신분에 맞는 언행도 하고 달라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조그만 것 하나라도 사회공헌에 참여하고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도와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기술이 판치는 이 시대에 숙련기술 육성이 국가 경제발전의 희망이라고 믿는 최 회장의 미래가 빛나기를 기대해본다.

▲ 대한민국명장회 최창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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