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시와표현』작품상 수상자 발표
『시와표현』작품상 수상자로 김종태 시인이 결정되었습니다
-수상작품 : 「오각의 방」(「시와표현」2013년 겨울호)
-채점 방법 : 각 심사위원 : 100점 만점 채점
-수상자 : 김종태 총 269점
『시와표현』작품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최문자)는 2013년 한 해 동안 『시와표현』에 발표한 200여 편의 신작시 중 예심을 통과한 11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저자 이름을 가린 엄정한 채점을 하는 방식으로 심사 하였습니다. 김종태 시인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수상자에게는 2014년 3월 시상식에서 상패와 상금 5백만 원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본심 심사위원 : 최문자(배재대 석좌교수)
박주택(경희대 교수)
오태환(시인, 전 시안 주간)
2013년 12월 26일
계간 『시와표현』작품상 심사위원회
제3회 『시와표현』 작품상 당선작
오각五角의 방
김종태
겨울나무들의 신발은 어떤 모습일까, 쓰러진 나무는 맨발이고 흙 잃은 뿌리들의 마음은 서서히 막혀간다 차마고도를 온 무릎으로 기어넘은 듯 가죽등산화가 황달을 앓는 뇌졸중 집중치료실, 수직의 남루와 사선의 슬픔 사이로 스미는 잔광에 빗살무늬 손금이 꼬물거린다
바른쪽 이마로 서녘 하늘을 보려는 글썽임이다
마음의 파편으로 서늘한 가슴을 잡는 암벽등반의 안간힘이다
기억은 끝끝내 한 점일까, 그곳에 느리게 닿아가는 사투들, 그 점을 먼저 안으려는 투신들, 어디로 향할 수 없는 주저함에 몸을 닫는 밤이다 피와 살의 경계로 한 가닥 비행운이 흐릿하다 지상의 방들은 언젠가 병실일 터이지만 스멀거리는 약냄새는 낯익도록 말이 없다 모든 비유는 환멸을 향한다고
이토록 고요한 읊조림이 있었던가
기역자 양방향 창에 퇴실한 부음처럼 눈발이 부딪힌다
첨탑으로 치솟는, 입간판에 주저앉는 맨몸의 무너짐 허나 감각이 사라진, 고통은 있으나 느끼지 않는 언어도단이다 두세 마디 허공 사이 헐벗은 역설은 굳건한 방정식으로 내려앉을까 눈물 속으로 들어간 시간이 와디처럼 흘러가면 사구 위 푸른 꽃잎을 회색 속옷으로 덮어주고 싶다
침대 밖으로 나와 있는 무릎은 여전히 고도를 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