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선 화백
‘칡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관객’들과 ‘소통’하다!
안중선 화백

‘칡서’란 칡뿌리를 빻아 만든 붓으로 그린 ‘먹그림’을 말한다. 이는 ‘기(氣)’의 흐름이 읽혀진다고 해서, ‘기서화’ 혹은 ‘기서예’라고도 불린다. ‘그림 안에 그림’ 또는 ‘그림 안에 글씨’, ‘글씨 안에 그림’을 표현하는 그 특유의 기법 때문에 생동하는 검은 먹물의 춤이 뒤엉켜 ‘새로운 하나’가 되기도 하고, 또한 그 하나는 전체를 담아내기도 한다. 이런 고대의 칡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작품에 적용해, ‘현대’와 ‘고대’를 잇는 화가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안중선 화백’이 그 주인공이다.
안중선 화백은 ‘국전 심사위원’이었던 근당 ‘양태동 선생’으로부터 ‘전통 서예’를 처음으로 배우고, 취미로 칡서를 쓰게 되었다. 그러다가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칡서를 쓰기 위해, 직접 칡붓을 제작한다. 붓 하나를 만드는 데는 약 5개월에서 6개월 가량이 걸리는데, 이 때 수많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히 칡의 결을 살리는 ‘어려운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게 되는데, 물에 불리고 살살 두드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비로소 붓 하나를 완성하게 된다. “칡붓은 결이 뭉개지지 않고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두드리는 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고 안중선 화백은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된 칡붓은 칡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고 있어, 쓰면 쓸수록 힘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한 때는 ‘모필(毛筆: 짐승의 털로 만든 붓)’에 밀려 칡붓이 사라지면서, ‘칡서의 맥’도 끊어지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안중선 화백은 칡서의 맥을 잇기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약 50여 년이 넘게 칡서와 함께 한 세월 동안 쌓여진 내공은 그림에 그대로 나타나면서, 그 강인함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안중선 화백은 “칡붓 끝에서 표현되는 강한 에너지를 뿜어, 자신의 작품을 완성해오고 있다”며, “작품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런 숨겨진 에너지를 충분히 느껴, 활력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렇게 안중선 화백은 자신의 그림을 통해 ‘하늘의 기’와 ‘땅의 기’를 형상화하여 작품에 반영하고, ‘서화체’와 ‘화서체’, ‘화화체’ 등으로 자신의 그림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특히 ‘서예’와 ‘그림’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더 풍부하고 확장된 예술의 세계를 펼쳐, 다채로운 예술 문화로 자리매김한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해오고 있다. 생동감 있는 ‘기의 춤사위’가 느껴지는 그의 작품을 통해, 보는 이들이 항상 새로운 생명력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작품의 큰 매력인 것이다.
안중선 화백의 독특한 작품들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개인 전시회’도 다수 개최하게 되었고,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과 ‘중국’ 등 순회 전시로 그 명성을 알리게 되었다. 지난 2008년 12월에는 인사동의 ‘갤러리 이즈’에서 ‘알몸’이라는 주제(타이틀)로 칡서를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이기도 했다. 이윽고 2009년 1월에는 ‘일본 후쿠오카’의 ‘에루가라 호루’에서도 전시회를 가지며,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이 기가 넘치는 칡서에 반해, 작품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며 “다시금 일본에서 전시회를 열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밖에 안중선 화백은 ‘동굴벽화’와 ‘상형문자’, ‘토기문자’, ‘금문(金文)’, ‘갑골문자’로 파자화를 시킨 그림으로 ‘국내·외 전시 25회’와 ‘사진 전시회 26회’ 등을 개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또한 일본에서 ‘칡서(기서화)’와 ‘파워포토’, ‘도자기 작품’ 등 토털 개념의 전시회를 열면서, 칡서의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중선 화백의 끝없는 도전정신과 예술가적 기질로 여러 예술 분야인 ‘시’와 ‘사진’, ‘성악’, ‘미술’, ‘행위예술’ 등을 아우르게 됐으며, ‘사진’과 ‘칡서’ 등의 해설·강의를 하는 ‘아카데미’도 개최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과 소통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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