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담정책연구소, 의림지 보존과 활용 위한 정책 건의
- 각종 자료와 남아있는 흔적으로 보아 우륵 축조설 신뢰 가능
- 명확한 정체성 규명을 바탕으로 후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줘야
정연철 호담정책연구소 대표는 26일 제천시청 기자실에서 제천 10경중 제1경인 의림지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였다. 발표에 앞서 정 대표는 의림지 관련 정책 건의서를 제천시청에 제출하였다.

이 건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저수지인 의림지에 대하여 아직까지 그 정체성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 이루어지지 못한 현실에 대한 반성과 제천 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중요한 자산인 의림지를 후대에까지 원형 그대로 물려주기를 바라는 제천시민들의 여망을 담은 것이다.
정 대표는 의림지가 약 2천년 전에 처음으로 축조된 저수지임에도 지금까지 전천후 관개수리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에 의림지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고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의림지 축조설과 관련하여 몇가지의 견해가 있었으나 이미 정약용과 신채호 선생이 지금의 청풍인 성열현(省熱縣) 출신의 우륵이 축조하였다는 사실을 정립한 점에 주목하였다. 이와 관련하여는 제천 구읍지 및 의림지에 관한 각종 기록물 등에서 간접적인 고증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날 정 대표가 발표한 의림지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정책 건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의림지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규명해 줄 것을 건의하였다.
의림지의 관개수리는 농경문화의 발상지로서의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승지로서는 인정받았지만 아직 사적지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의림지 축조에 대한 정확한 규명도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일 고대사와 관련하여는 청풍인 우륵의 탄생지 규명과 관련하여 임나일본부 연관설까지 확대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의림지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 및 학술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 주기 바란다.
둘째, 의림지의 수리관개 기능을 지속시켜줄 것을 건의하였다.
세종실록 지리지 제천현 기록에 의하면 의림지는 논 400결(結)에 물을 댄다고 하였다. 논 1결이 대개 30∼40마지기 정도이니 400결이면 14,000마지기에 해당한다.
당시 제천현에 호구수가 415호에 총인구가 1,235명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의림지의 물은 제천현 전체 인구를 먹여 살리고도 남을 만큼 넉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가뭄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제천지역은 이런 문제가 없는 것이 바로 의림지에 있으므로 수리관개 기능이 지속되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셋째, 의림지 지역은 농경문화 발상지로서의 연계사업을 추진할 것을 건의하였다.
현재 의림지 수리공원과 역사 박물관이 조성중이지만,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을 원료로 각종 떡, 과자 등을 제조하여 상품화하고 판매할 것을 건의한다. 그리고 모내기부터 김매기를 거쳐 벼 수확을 하는 전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해 줄 것을 부탁한다.
의림지 지역은 농경문화의 발상지이기에 유원지로서의 기능 보다는 농경 방식과 그 생산물을 활용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넷째, 의림지 주변 시설을 다음과 같이 정비해 줄 것을 건의하였다.
먼저 의림지 가운데에 있는 순주섬 주변으로 수초가 자라면서 형성되었던 수초뻘이 생태계 보전에 큰 도움이 되었는데, 의림지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모두 사라졌다. 현재 청둥오리들의 서식지로 이용되고 있는 섬 주변을 따라 수초뻘을 다시 살려야 한다.
또한 순주라는 말은 제천의 토산물 순채(蓴菜)가 자라는 땅이라는 뜻으로 1급수의 물에서만 자라는 순채는 의림지의 대표적인 식물이다.
이러한 순채를 키워낼 작은 연못을 의림지 주변지역에 조성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의림지가 삼국시대에 축조되었다고 쳐도 1,500여년 오랜 세월을 원형 그대로 보전되어 오고 있는 국내 최고의 저수지이다. 비록 지난 1972년 큰 장마에 일부 둑이 유실되기는 하였지만 최초의 저수지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토록 유구한 세월 동안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근거는 바로 둑을 쌓는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과학적인 부엽공법으로 알려져 있는 의림지 축조 공법을 되살려 향후 오래도록 의림지의 원형이 후대에 이어질 수 있도록 정비하여야 한다.
정 대표는 우륵에 의한 의림지 축조설과 관련하여 현재까지도 통용되고 있는 우륵당, 우륵대, 우륵동, 우륵단, 우륵정, 우륵샘, 우륵산 등과 같은 용어에서도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며, 신라 진흥왕 앞에서 청풍체 하림조 음악을 연주할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던 우륵이 자신의 고향인 제천에서 고구려 10개군 지역을 점령한 신라군 수천명을 동원할 능력이 충분하였다고 설명하였다.
정 대표는 의림지는 제천의 상징이지만 우리나라 농경문화의 대표적인 수리시설인 만큼 그 본래의 모습과 기능을 규명하는 정체성 확인을 바탕으로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정 대표는 오늘도 의림지를 찾는 제천 시민들의 가슴에 자부심과 함께 미래 세대에 대한 뿌듯함이 넘쳐 나도록 본 연구소의 건의를 수용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