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예건/칼라하우스 최문섭 소장
[인터뷰]한국예건/칼라하우스 최문섭 소장
  • 김길수 기자
  • 승인 2015.12.10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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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예건/칼라하우스 소장 최문섭

30년 경력의 한국예건을 이끌고 있는 건축가 최문섭 소장은 기존의  '인테리어',리모델링'라는 말 대신 '집수리 디자인'라는 소박한 말을 내걸고 다시 집을 짓기 시작했다. 
집수리라는 말에 담긴 '불필요한 꾸밈없음'이 앞으로 최문섭 소장이 지향하고 있는 한국 국민 주택의 표어가 될 예정이다. 
최근 홈데코가 유행하며 소비자들이 내 집을 가꾸고, 꾸미고, 예쁘게 하기 위해 궁리하고 있는 중에 최문섭 소장의 간소하고, 가볍고, 정갈한 집은 집으로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칼라하우스
 
▲ 한국예건/칼라하우스 소장 최문섭

▲ '리모델링' '인테리어'라는 말을 대신하는 '집수리 디자인'의 영감은 어떻게 얻으셨나요?
잠시 일을 쉬고 있던 때에 어느 날 작고한 코미디언 이주일 씨의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tv에서 우연찮게 들은 적이 있어요. 
당시 이 말이 무척이나 와 닿았어요. 내 일, 내 커리어에 대한 정체성, 해답을 찾은 듯한 느낌이었지요. 부족하고 못생긴 것에 대한 솔직함, 정직함, 겸손함이 가져다주는 소통과 유머가 너무 좋았어요.
건축가로서 30여 년간 이런저런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가지고 나름대로 고군분투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집짓기'는 잘 몰랐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핵심을 가운데 두고서 그 주변만 맴돌았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들어요. 
리모델링, 인테리어라는 말보다 '집수리 디자인'라는 말이 참 좋아요.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고친다는 의미에서 집짓기의 '正道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건축가로서 몸과 마음을 낮추고 기본부터 정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요. 집수리 디자인 아저씨로 불러주세요.웃음

▲ 건축 사무소의 이름이 '집수리 디자인'라는 것에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제가 느끼는 것처럼 사람들도 집수리 디자인라는 말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건축가가 수리도 직접 하냐면서 재미있어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어느 때보다 즐겁고 일에 대한 의욕을 많이 느껴요. 
건축가로서 '가족의 행복을 전해주는 집'을 짓겠다는 꿈이 항상 있었는데 예전보다 다양한 계층의 고객들을 만나면서 보통의 가족이 사는 집과 그 가족들의 소소한 행복을 배우는 것 같아요. 

▲ 칼라하우스

▲ 건축가로서 지향하고 있는 주택 스타일과 신념은 무엇인가요?
저는 '국민주택'이 나아갈 방향으로서 목조주택의 기능성과 효율성, 경제성을 선호해요. 여러 곳을 여행하며 건축양식을 둘러보고 참고했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식 목조주택은 저한테 신선한 깨달음이었어요.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인을 우연히 알게 되어 집을 방문했는데 그 집이 목조주택이었어요. 50년 이상 된 집임에도 견고했을 뿐 아니라 집으로서의 기능이 참 훌륭했어요. 
목조주택은 간소하고 효율적인 자재를 사용해서 집안 공기 환기가 잘되고 건강에 좋지요. 요즘말로 에코 하우스에요. 
요즘 주택은 지붕을 생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냉난방 기능에 좋지 않은 건축 스타일이에요. 
기본적으로 집은 견고한 뼈대로 만들고 냉난방과 통풍 기능이 잘 갖추어져야 해요. 이것이 집의 상식인데 '멋부리기'에 치중하여 겉만 좋은 집이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 한국예건의 대표 브랜드로 '칼라하우스'가 유명한데요.
미국과 캐나다에서 모티브를 얻은 목조주택으로 현재 농어촌 공사 분양 정책과 연계되어 진행중인 농어촌 건축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스타일이에요. 
제가 추구하고 있는 '국민주택'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예산 2억원 내에서 약 100평 정도의 대지 위에 20평 정도의 건물과 마당이 함께 조성된 주택이에요.
질 좋고 효율적인 자재 사용으로 집의 구조와 기능을 핵심 기능 중심으로 간소화했어요. 
우리 나라 사람들은 비싸고 화려한 건축 자재를 통해 집의 정체성을 나타내려는 성향이 강한 편인데 칼라하우스는 대신 '색(色)'으로서 정체성을 표현했어요. 
통일성 있는 건축 디자인으로 조화로움을 살리돼, 다채로운 색감으로 개성과 즐거움을 담으려고 했어요.

▲ 국민이 선택할 만한 주택으로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집은 어떤 것일까요?
'국민주택'으로서 표준화된 모델 제시도 중요한 것 같아요. 땅값만 다를 뿐 똑같은 건축 자재 사용으로 집값이 일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과시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 가족에게 진정으로 좋은 집, 건강한 집이 무엇인가 스스로 고민해 봐야 하죠. 
시장에 출시되어 있는 혁신적인 소재 사용을 통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건축이 이루어져야 해요. 집은 무엇보다 따뜻하고, 물 안 새고, 바람 잘 통해야 해요. 
비싸고 무거운 건축 자재 안에 사람이 답답하게 갇혀 사는 모양새가 되면 안돼요.
집의 기본과 상식이 지켜진 위에 가족의 개성과 멋이 살아나야 좋은 집이에요. 꼼꼼한 시공을 하고 그 위에 원하는 색과 물건들을 놓는 것이에요. 
그 안에서 온 가족이 느끼는 안락함과 쾌적함이 행복을 불러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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