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투란도트' 오는 4월 8일~10일 예술의전당 공연
오페라 '투란도트' 오는 4월 8일~10일 예술의전당 공연
  • 김길수 기자
  • 승인 2016.03.15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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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오페라단 Torre del Lago Festival Pucciniano 공동제작 오페라 <투란도트>
▲ 솔오페라단 제공

오페라 <투란도트>는 고치의 대본을 바탕으로 푸치니가 최후의 작품으로 작곡했지만 결국 완성을 보지 못하고 끝낸 유작이다. 이 오페라를 작곡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이미 60대 이전까지의 작품들과는 다른 창작 세계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이 작품을 구상하고 작곡하면서 참으로 많은 고민과 자신의 음악적 창조성에 대한 회의에 끊임없이 부딪혔다. 그런 흔적들이 바로 이 위대한 작품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시간

18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극작가 카를로 고치의 투란도트에서 왕자는 안하무인이고 공주는 제멋대로인데다 잔인하기까지 한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1801년 독일 극작가 프리드리히 쉴러가 개작한 투란도트에서는 왕자는 진지한 사랑으로 기꺼이 공주에게 승복하고, 사랑을 거부하던 공주 역시 차츰 사랑에 눈 떠가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이 쉴러 작품에 감동받은 푸치니가 다시 각색해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진 오페라 <투란도트>를 작곡하였다.

중국적 분위기를 살려낸 오페라

낯선 문화권의 이질적 성격을 부각시키면서 남성적 드라마의 선 굵은 성격을 살리기 위해 푸치니는 당시 ‘신음악’이었던 스트라빈스키의 원시주의적 리듬과 불협화음을 차용했다. 또 그는 1920년 런던 여행 때 알게 된 중국 음악을 바탕으로 중국제 뮤직박스(오르골)에서 들었던 멜로디와 중국의 5음 음계를 작품에 삽입했으며 두 대의 실로폰과 서양의 징에 해당하는 공과 탐탐 등 중국전통 악기를 빈번히 등장시켜 관현악에 중국적 분위기를 살려낸 것도 작품의 인기에 일조 했다.

▲ 솔오페라단 제공

비극적 결말을 맞지 않는 여주인공 투란도트

이 작품의 주인공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다른 여주인공들, 라보엠의 미미나 토스카, 나비부인처럼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지 않지만 대신 또 하나의 여주인공인 류가 푸치니의 전형인 ‘희생적 여인상’을 보여준다. 류는 나라를 잃고 구걸을 하며 떠도는 눈먼 왕 티무르를 극진히 돌보는 노예로 왕자 칼라프가 보여준 단 한 번의 미소에 반하여 그에게 절절한 사랑을 품은 순정녀이다. 어떻게든 결혼을 피하려고 투란도트는 칼라프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류와 티무르를 고문하게 되고 류는 왕자를 위해 자결하고 만다.

사랑을 모르는 냉혹한 투란도트에게 보상을 원하지 않는 ‘진정한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가르쳐주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

세기를 초월한 최고의 테너 아리아 “Nessun dorma”

조용한 새벽 장면, 무대에서 모두 물러가고 남자 주인공인 테너 칼라프 왕자 혼자 나타난다. 마치 이제 눈과 귀를 집중할 시간이니 모두가 주목하라는 듯. 관객들의 시선이 이 한 인물에게 모이고, 기다렸다는 듯 짧은 전주에 이어 칼라프의 노래가 시작된다.

“아무도 잠들지 말라, 잠들지 말라,그대 또한, 오 공주여,차디찬 침실 속에서,사랑과 희망으로 떠는별들을 보고 있으리!그러나 내 비밀은 내 안에 있어,아무도 이름을 알지 못한다!아무도, 아무도! 날이 밝으면그대 입에 대고 이야기하리라!”

수수께끼를 통과한 칼라프가 만용을 부려 투란도트에게 자기 이름을 맞춰보라는 문제를 내놓고 한국 관객들에게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알려진 이 유명한 아리아를 호기롭게 부른다. 이 곡은 세기를 초월하며 음악 애호가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사랑받는 명곡 중의 명곡이 되었다.

▲ 솔오페라단 제공

실험적인 현대극과 감상적 드라마를 한 작품 속에 녹여 넣은 ‘하이브리드’극

푸치니는 ‘예술적 진보성’을 요구하는 비평가들과 편안한 것을 추구하는 대중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다. 투란도트의 전작이었던 오페라 ‘3부작’에서 그는 아예 새로운블랙 코메디로 실험적 작품인 자니 스키키와 당대 분위기에 영합한 사회극 외투, 그리고 그만의 특유의 감상적 드라마 수녀 안젤리카 등 세 개의 단막극을 한 패키지로 묶어 모두를 만족시키려 했다.

다음 작품이자 그의 유작이 된 투란도트에서 그는 다른 해결책을 생각했다. 실험적인 현대극과, 자신이 이미 라보엠, 나비부인 등에서 익히 선보여온 감상적 드라마를 한 작품 속에 녹여 넣은 ‘하이브리드’극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실험적 작품의 헤로인은 ‘투란도트’, 감상적 작품의 헤로인은 시녀 ‘류’였다.

카를로 고치의 원작에서는 없었던 ‘이름 알아내기’ 에피소드는 따라서 이 하이브리드 드라마의 한 축인 류를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투란도트 공주는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서 류를 고문하고, 류는 입을 열지 않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세기의 지휘자 토스카니니와 푸치니의 제자 알파노의 노력의 결실인 걸작 오페라 투란도트

푸치니는 그의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 될 ‘투란도트’ 작곡에 의욕적으로 매달렸지만, 후두암 수술 후유증으로 류가 죽는 장면까지 작곡을 한 뒤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세기의 명 지휘자였던 토스카니니의 의뢰로 푸치니의 제자 프랑코 알파노가 칼라프가 마침내 투란도트의 사랑을 얻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이 작품을 완성하였다. 이 작품이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되던 날, 토스카니니는 ‘류의 죽음’ 까지만 연주한 뒤 “푸치니 선생님은 여기까지 작곡하고 돌아가겼습니다. ” 라고 말하며 숙연하게 지휘봉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 공 연 명 : 솔오페라단 Torre del Lago Festival Pucciniano 공동제작 오페라 <투란도트>

□ 공연일시 및 장소 : 2016. 04. 08(금)~09(토) 오후8 / 10(일) 오후5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입 장 권 : R석 25만원 / S석 18만원 / A석 13만원 / B석 8만원 / C석 5만원 / D석 3만원

□ 주 최 : 솔오페라단 Torre del Lago Festival Pucciniano

□ 주 관 : SOL & MUSIC COMPANY

□ 후 원 : KBS한국방송 주한이탈리아문화원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 협 찬 : 조광요턴, NH투자증권, 세원상사, 대한제강, 서도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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