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석유가 없는 생활은 생각하기 힘들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소비하는 석유는 100만 배럴 이상으로, 어지간한 실내 체육관 2~3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지난 20여 년 간 우리나라 대륙붕 지역에서 석유 탐사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경제성이 있는 유전은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전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지하에 집적된 원유의 광상 즉, 유층을 찾는 작업을 탐사라고 한다. 초기의 원유 탐사 방법은 원유가 지하에서 노출되고 있는 곳이나 아스팔트의 표면 및 천연 가스가 분출되는 곳을 발견에 의한 지표 표면의 현상에 의해서 시추하였으나, 근대의 탐사 기술은 크게 진보하여 지표 표면상의 원유 존재의 징후가 발견되지 않은 장소에서도 지하 깊숙이 있는 지질 구조를 조사하여 원유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근대적인 탐사 방법은 지질조사와 물리 탐사 등의 단계로 수행된다.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의 신창수 교수가 석유탐사에 관련된 기술 연구에 매진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낳고 있다. 신 교수는 석유, 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부존 위치를 찾아내고 매장량을 평가하고자 지층 구조를 시각화하는 ‘지하 영상화 기술’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연구분야는 지하 및 해저에 부존하는 각종 유기광물 및 석유, 석탄, 지하수, 온천 등의 탐사와 층서구조의 조사를 위한 각종 물리탐사 방법들에 대한 이론 및 새로운 물리탐사 기법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모형실험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반응 및 거동 예측, 적용성 연구, 지구물리 자료처리 기법 및 고분해능의 지하구조 영상을 얻기 위한 영상화 기법과 역산 알고리즘 등에 대한 연구다. 수행된 연구 성과는 원유나 가스하이드레이트 등의 직접적인 지하자원 탐사 뿐만 아니라, 지열탐사, 토목 물리탐사, 원자력 발전소 등 주요 시설의 내진 설계를 위한 지반 조사, 핵폐기물 처분 부지 등 오염지대 조사, 에너지 비축을 위한 암반조사, 지하의 고해상 영상 단면을 얻을 수 있는 토모그래피 탐사 등에서 응용되고 있다. 신 교수는 “석유 자원에 관한 지질 탐사는 우리나라가 또 다른 의미의 산유국 대열에 오르는 데 있어 핵심기술”이라고 전했다.
특히 신 교수가 개발한 라플라스 영역에서의 완전파형역산 기술은 2008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물리탐사 학술지인 Geophysical Journal International에 발표되었고 타 주요 학술지에도 모두 기고되며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파형역산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30년간 오로지 이 연구에만 전념해 온 신 교수가 국제 학술지(SCI)에 발표한 논문은 1995년부터 2016년 6월까지 126편에 달하며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3,455회 피인용 되었으며 학계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산업계에서도 큰 인정을 받았다.
완전파형역산 기법은 실제 현장에서 활용됨에 있어 국부 최소 점들의 존재로 인한 비유일해 문제, 수치분산의 억제를 위한 엄청난 계산량, 그리고 현장자료의 저주파수 부재로 인해 속도모델의 장파장 성분을 추정할 수 없다는 문제점과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 교수는 라플라스 변환을 파형역산에 도입함으로써 국부 최소점 문제를 완화시켜 완전파형역산의 수렴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라플라스 변환의 특성으로 생성되는 영주파수 및 저주파수 성분을 이용해 주관적인 초기모델을 설정 하지 않아도 장파장 속도모델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모델 격자 크기의 제약이 적어 계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최고성능의 슈퍼컴퓨터로도 불가능하였던 현실적인 3차원 탄성모델의 계산도 가능하도록 실현시켰다. 이러한 공로로 신 교수는 지난해 열린 제60회 대한민국학술원상 시상식에서 자연과학응용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신창수 교수는 “석유 지질 탐사에 사용되는 중합전 심도 구조보정 기술은 계산 시간이 길고 거대 저장 능력을 요구하므로 슈퍼컴퓨터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슈퍼컴퓨터를 토대로 대부분의 연구가 이루어지는 만큼 석유 탐사 연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성능의 슈퍼컴퓨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와 대기업이 슈퍼컴퓨터가 응용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더욱 큰 관심을 갖고 에너지 자원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장비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