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로 미술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남기고 싶다”
“소나무로 미술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남기고 싶다”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7.03.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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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이영복 화백

몇 년전 산림청이 한국갤럽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나무를 물어본 결과 절반에 가까운 46퍼센트가 ‘소나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는 어디에서나 고개를 들어 산과 마주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나무가 소나무다. 그러기에 자연스럽게 태어나면서부터 소나무와의 인연은 시작될 수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정서와 애환이 담겨있는 소나무를 40년 동안 전국의 고송과 노송을 찾아다니며 현장 스케치를 하고 그 기상과 기품을 오롯이 화폭에 담아온 주인공이 동양화가인 창원(蒼園) 이영복 화백이다. 2013년 10월 16년만에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 전국 방방곡곡의 명송을 찾아 혼신을 다해 화폭에 담은, 500호가 넘는 대작 <단호사 적룡송 서설>을 비롯 천년송, 금슬송 등 소나무 그림 40여 점이 선보여, 많은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창원 이영복 화백

평론가 김상철은 “작가는 평생을 소나무와 더불어 순례와도 같은 작업 역정을 일관해 왔다. 그의 화면에 담긴 소나무는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영성(靈性)을 지닌 상징이다. 우뚝하고 청청한 소나무의 자태는 세속의 가치를 넘어서는 청정한 정신으로 다가온다. 형상을 통해 정신을 발현한다는 고전적 가치를 자신의 삶을 통해 육화된 소나무를 통해 실천하고 있는 그의 화면은 현상을 넘어 진(眞)에 접근하는 것이며, 전통미술이 지니고 있는 그윽한 맛과 멋의 발현이기도 하다.” 라고 평했다.

그의 호 ‘창원’은 1970년대 초 이당 김은호 화백이 부채에 잉어 그림을 그려주면서 지어준 것이다. 그는 단순히 노송을 찾는 기행이 아니라 오랜 벗이나 스승을 찾아 떠나는 순례와 같은 여정을 통해 소나무와 교감을 이루어낸다는 점에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경지의 화풍을 이뤘다 할 수 있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그의 그림에서 리얼리티가 높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단순히 그렸다기보다 화면에서 살아 걸어나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소나무로 미술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이영복 화백은 “소나무의 기상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칫 현대적으로 치우치다 보면 고절함과 기상을 잃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소나무는 우연히 가늠하는 신묘한 몸체의 변화에 있습니다. 저는 사생을 통한 노송과 고송의 재구성에 역점을 두고 있지요. 복잡한 것보다 사유하는 철학적 소나무, 간결함과 고고함이 있는 소나무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늙어가면서 추하게 보이지만 소나무는 그 격조가 더욱 깊어집니다”이라고 덧붙였다.

 
   
 
 
 

1955년 제4회 국선 입선을 시작으로 제10회 국선 입선, 제30회 국선 입선, 국제선면전 지바현 미술관장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KBS-TV미술관 방영, 98동아 미술제 심사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화 분과위원장,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미술협괴 고문, 운사회 고문으로 활동 중인 이영복 화백은 “언제 어디서나 격과 운치를 잃지 않는 나무 중의 귀공자, 소나무의 왕성한 생명력에 힘입어 40년간 작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 중국의 유명한 노송들도 화폭에 담아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소나무展’을 개최하는 것이 앞으로의 꿈”라고 전했다.

▲ 설악동 소나무 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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