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브랜드로 알려진 중견 주택 전문 건설회사 B건설은 탄핵 사태로 뜻밖의 곤욕을 치렀다. 올해 초 합병으로 회사명은 사라졌지만 전직 대통령과 연관된 회사로 SNS 등에 확인되지 않은 사연이 유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A브랜드 및 B건설사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듯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중견 건설사들도 사명이 중요하다.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창업주들은 경영 철학과 창업 정신을 사명에 담곤 한다. 수십 개에 이르는 대기업 계열사를 하나의 이해 관계로 묶어주는 역할도 이름이 한다. 대기업과는 달리 중견기업들의 경우 국내에서도 생소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중견 건설사들의 이름에 대한 숨은 이야기들을 살펴본다.
◇ ‘나라사랑, 자식사랑’… 사명에 담은 회장님들
최근 대형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서울에서 재개발 깃발을 꽂은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은 자식 사랑이 각별하다. 수도권 신도시마다 브랜드 타운을 선보인 반도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명인 ‘유보라’는 권 회장의 장녀(보라) 이름에서 착안했다. 또한, 브랜드에 자식에 대한 사랑을 담은 권 회장은 사명에서는 나라 사랑을 담았다. ‘반도’는 우리나라의 국토 지형인 ‘한반도’에서 따왔다. 이는 부산 태생인 반도건설이 한반도 전체로 뻗어나가라는 권 회장의 창업 정신도 담겨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도건설은 이달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576-1번지 일원에 짓는 주상복합 단지인 ‘안양 명학역 유보라 더 스마트’로 올해 마수걸이 분양에 나선다. 8일 반도건설에 따르면 안양 명학역 유보라 더 스마트는 지하 3층~지상 26층 3개 동 규모로, 안양 내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아파트가 전용면적 59~61㎡ 200가구,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59㎡ 150실로 구성된다.
1982년 운송업체로 출발해 1994년 건설 분야로 전환한 서희건설도 사명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사명 ‘서희’에도 자식 사랑이 담겼다. 이봉관 회장의 세 딸(은희·성희·도희)에게서 지금의 이름이 탄생했다. 숫자 ‘세 개’의 경상도 사투리 표현인 ‘서이’와 세 딸의 ‘희’자 돌림이 결합해 지금의 이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대형사들의 관심이 덜한 병원과 학교, 교회 등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서희건설은 최근 지역주택조합의 강자로 불린다. 지난해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으며, 시공능력 20위권의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 우미건설, 호반건설 등 중견사들 좋은 집을 짓겠다는 의지 담아
많은 중견건설사들은 업종의 특성에 맞게 ‘좋은 집을 집겠다’는 뜻을 기업 이름에 담고 있다.'집 우’자와 ‘아름다울 미’자를 우미건설은 ‘아름다운 집을 짓겠다’ 의미다. IS동서는 전신인 일신건설사업의 이니셜과 동서산업을 결합해 탄생했다. 또한 중견 건설사중에 시공능력평가 순위(13위)가 가장 높은 호반건설은 명사 그대로 ‘호숫가’라는 뜻으로 호수 주변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집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대전을 연고로 하는 계룡건설은 지역의 랜드마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역에 위치한 명산인 계룡산의 정기를 받아 큰 회사가 되라는 이인구 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십 년 전에 지어진 회사 이름에는 1세대 창업주와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담겨 다소 투박하고 단순한 면이 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브랜드 이름에 세련미를 가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반도건설 등 중견사 로고,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