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최악의 블랙아웃 오나
올겨울 최악의 블랙아웃 오나
  • 김길수 기자
  • 승인 2012.11.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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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중단에 강추위 예보 겹쳐 9·15 블랙아웃 보다 심각할듯

올겨울 혹한에 원전 가동중단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화력발전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서부발전은 화력발전을 주력으로 전국 전력량의 10.6%를 생산하고 있다.

올겨울 한파 예고로 전력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원전 2기가 작동을 멈추며 지난해 `9ㆍ15 정전사태` 같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태안 화력발전소는 겨울철 블랙아웃 사태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준비로 종일 분주하다. 오는 12일 24시간 전력수급 비상상황실 설치를 앞두고 직원들이 설비를 최종 점검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설비에 한계가 있다보니 공급을 늘리려면 발전 효율을 높이는 길밖에 없다. 이를 위해 발전소 직원들은 보통 석탄에 비해 화력이 좋은 고열량탄 투입 훈련에 구슬땀을 흘렸다.

수입한 석탄을 보관하는 저탄장에는 고열량탄 25만t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윤상철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장은 "비상시를 대비해 74만t 석탄 재고 중 33%를 고열량탄으로 확보했다"며 "전력 피크 시기를 예측해 사전에 고열량탄을 투입해 최대 출력을 내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열량탄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도 전력생산량은 순간적으로 7만㎾가 높아진다.

김 사장은 "지난해 9ㆍ15사태는 수요를 잘못 예측해서 발생한 사고"라며 "반면 올해 예상되는 전력부족 사태는 공급설비가 모자란 데다 혹한이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신규 화력발전기 2기와 국내 최초로 석탄가스를 이용한 신기술 화력발전소인 IGCC도 건설 중"이라며 "이 화력 발전기들이 완공되는 2016년에는 국내 전력 수급 불안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부발전이 국내 최대 단일 화력발전기 건설로 전력가뭄 전면 대응에 나섰다. 태안 원북면 태안화력발전단지에 200만㎾급 화력발전기 9, 10기 착공에 들어갔다.

2기 건설에 모두 3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공사다. 2016년 설비가 완성되면 태안기지 총발전량은 400만㎾에서 600만㎾로 50%가 불어난다.

문제는 신규 화력발전이 들어서기 전까지 전력 수급이 빠듯하다는 점이다. 당장 원전 2기가 잠자면서 11~12월 예비전력이 최저 275만㎾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등 수급 전망에 비상이 걸렸다. 예비전력은 400만㎾ 이하로만 떨어져도 `관심` 단계가 발령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서부발전은 중장기적으로는 극동지역 자원개발에 참여해 아예 유연탄 공급 길목을 선점하겠다는 복안도 세워놓고 있다.

우선 내년 1월로 예상되는 최대 전력 피크에 대비하기 위해 이달 안에 예방 정비 계획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풀가동으로 인해 설비 이상 사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긴급 복구팀을 구성해 비상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전력산업 자체에 대한 육성대책도 시급하다. 김 사장은 "수력자원은 고갈됐고 풍력도 환경규제에 막혔다"며 "원자력, 화력,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전력 효율성을 놓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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