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철 박사] 세상사는 이야기-1
[정연철 박사] 세상사는 이야기-1
  • 정연철 전문위원
  • 승인 2019.01.0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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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바란다

어느새 기해년 새해를 맞이하였다.
작년 한 해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시작된 우리 사회는 평화와 번영이라는 화두를 던진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등 3명의 국가 지도자들의 언행을 보며 힘겨운 날들을 보냈다.
그래서 생각나는 항아리 채우는 이야기가 있다.
돌과 자갈과 모래로 항아리를 가득 채우는 법인데, 가장 먼저 큰 돌을 넣는다. 다음에 자갈을 넣고, 모래를 붓는다. 마지막에 물을 채운다. 그러면 그때 항아리가 가득 찬다.
그러나 그 순서를 바꾸면 어떻게 될까. 먼저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고 나면 이후로 모래, 자갈, 돌 등은 들어갈 수가 없다.
모름지기 일이란 그 일이 이루어질 순서를 따라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북한은 우리에게 핏줄을 나눈 형제이기도 하면서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었던 적이기도 한 상대이다. 때문에 평화통일을 이야기하면서도 한편으로 전쟁이란 참혹한 상황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작년 2월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면서 북한의 실력자들이 평화의 메시지와 함께 평화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며 환영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남과 북 두 정상의 판문점회담과 싱가포를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해 줄 듯이 보였다.
그러나 그 화려한 만남 이후로 평화와 번영의 화두는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항아리 채우기에서 물부터 채운 것은 아닌지?
작년 한 해를 되돌아 보면 말 그대로 격동의 한 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4월 27일과 5월 26일 판문점, 9월 18일에서 20일까지 평양에서 만났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이러한 만남과 함께 우리 사회는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 근무제 논란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미투’운동으로 문화계부터 정치권까지 혼란스러웠다. 여기에다 사법권 남용 의혹으로부터 촉발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의 증폭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구금되는 상황까지 이어져 일년 내내 평온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1월), 아산 소방관 참변(3월), 삼성증권 배당 사고(4월), 라돈 침대 파동(5월), 포항 약국 칼부림 사건과 강진 여고생 실종 사망(6월), 숙며여고 쌍둥이 자매 시험지 유출 사건(7월), 음주운전에 의한 윤창호씨 사망 사건(9월),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과 풍등에 의한 고양시 저유소 화재 사건(10월), 엽기행각을 벌인 양진호 회장과 서대문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건(11월), 그리고 백석역 온수관 파열과 강릉 팬션 일산화탄소 유출 사건(12월) 등 대형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그런 2018년이 물러갔다.
누군가 우리의 통일을 이야기할 때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의 분단 순서가 1948년 남과 북 각자의 정부 수립으로 인한 정부 분단,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인한 국토 분단, 그리고 전쟁의 후유증으로 발생한 민족 분단이기에, 통일의 순서는 민족 화합으로부터 시작하여 휴전선을 걷어 치우는 국토 통합, 그리고 정부의 정체성을 일치시키는 정부 단일화가 진정한 통일이라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2018년 한 해 동안 일의 순서를 생각하지 않고, 결과에만 집착한 나머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건사고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2019년이 밝았다.
올 해는 돌, 자갈, 모래, 물을 담아 항아리를 채우는 지혜를 교훈 삼아 우리 사회가 사건사고 없이 순조롭게 기능하는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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